2025. 7. 20. 14:13ㆍGap Year
제주로 떠나는 날, 그리고 첫 주의 기록
프로젝트 발표를 마치고 며칠 뒤, 우리는 짐을 싸 들고 제주로 향했다. 늘 가보고 싶던 곳이었지만, 이번에는 여행이 아니라 ‘실행’을 하러 가는 길이라는 점에서 조금 달랐다. 설렘보다는 조용한 긴장감이 더 컸다.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낯선 환경 속에서 우리가 기획한 프로젝트를 실험해보게 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건, 한여름의 땀이었다. 공항부터 센터까지 낯설고 정신없었지만, 함께 프로젝트를 해온 동료와 함께라 조금은 안심이 됐다. 교육 공간으로 향하면서 속으로 되뇌었다. “이제는 진짜 부딪히며 확인해볼 시간이다.”
새로운 만남이 주는 낯섦과 활력
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다양한 배경의 팀들과 인사를 나누게 됐다. 저마다 다른 문제의식을 가지고 제주에 온 사람들. 모두가 다정했고, 열정이 있었다. 우리 ‘일하영’프로젝트를 수행하는 MILLO 팀은 단 두 명뿐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똘똘 뭉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생각보다 더 많은 질문을 받았다. “제주에서 정말 일할 사람이 있을까?” “사장님들은 앱을 쓸 수 있을까?” “포인트를 어디서 쓰게 할 거야?” 이런 질문들은 오히려 기획의 빈틈을 다시 돌아보게 해주었다. 현장에서 얻는 건 단순한 칭찬보다 ‘날카로운 의심’이라는 것도 체감하게 됐다.
첫 번째 장애물: 오라클 클라우드
현장에서 개발 환경을 빠르게 정비하는 게 중요했지만, 의외로 가장 처음 맞닥뜨린 문제는 ‘오라클 클라우드 가입’이었다. 미리 계정을 만들어두지 못했던 나는 제주 도착 후 가입을 시도했지만, 계정 심사 단계에서 48시간이 지나도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다. 서류 제출, 문의, 대기… 그 어느 것도 확답을 주지 않았다. 당시엔 꽤 조급해졌던 것 같다.
다행히도 함께한 동료가 먼저 가입에 성공했다. 해당 계정으로 서둘러 무료 인스턴스를 생성했고, 우리는 그 계정을 기반으로 프로젝트 배포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오라클의 무료 리소스를 기반으로 한 서버 환경 구성은 작은 성공이었지만, 그때 느낀 건 이런 문제들이야말로 협업의 이유라는 것이었다.
계속해서 현실로 수렴하는 프로젝트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작업은 단순한 ‘앱 개발’이 아니다. 제주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가진 문제를, 실제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현장조사를 나가기로 했고, 점심시간마다 근처 식당을 들르며 사장님들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앱이 있으면 어떨까요?” “구인 글을 올리면 바로 사람 구해드릴 수 있어요.” 처음엔 생소해하셨지만, 설명을 들은 뒤엔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셨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디자인 피드백, UI 정제, 사용자 플로우 점검,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들. “우리가 만든 기능이 정말 쓰일까?” “사람들은 기꺼이 여기에 반응할까?” 이런 물음에 답을 찾는 중이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뗐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일하영’은 단순한 서비스 기획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설계해보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이 여정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배우게 될 것들은 분명 크고 단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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